현재 한국 교회가 사용하고 있는 '통일찬송가'는 한국찬송가출판위원회와 생명의 말씀사가 공동 지분을 가지고 제작 공급하고 있다. 이들 기관들은 판매 이익 중 일부를 각 교단의 교세에 따라 교단에 배분함으로써 통일찬송가를 사용하고 있는 교단들과 지속적인 유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통일찬송가'외에 별다른 대안이 없는 한국 교회 교단들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통일찬송가'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통일찬송가'가 과연 예배 찬송으로 적합한지, 그리고 교단이 추구하고 있는 신학적 사상과 일치하는지에 대해선 지금까지 어느 교단도 시도하지 않고 있다. 외형적으로는 그 수를 헤아릴 수 없는 교단들이 난무하고 있는 한국에서 이상하게도 찬송가만은 하나의 찬송가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다.
찬송은 하나님께 예배하는 요소로서 중요한 역할과 의미가 있다는 것쯤은 특별히 신학을 공부하지 않은 성도라 할지라도 익히 잘 알고 있다. 때문에 찬송가 곡조와 가사가 하나님께 대한 경배에 적합한 것인가 하는 문제는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독 한국에서는 신학 사상을 서로 달리하는 교단과 교회들이 하나의 찬송가를 사용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지금 사용하고 있는 '통일찬송가'에 대한 각 교단의 신학적 입장도 불분명한 상태에서 새롭게 '21세기 찬송가'의 시제품이 등장한 것이다. '21세기 찬송가'는 그동안 판권을 소유했던 기관들의 이해타산에 앞서 그 신학적 배경과 예배 찬송으로서의 적합성 여부, 그리고 음악적 완성도 등의 문제로 적지 않은 진통을 겪으며 출판되었다. 이로 인하여 일부 교단에서는 '21세기 찬송가' 사용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사용되던 '통일찬송가'는 말 그대로 한국 교회 교단의 난립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찬송가만이라도 하나를 쓰자는 모토 아래 각 교단들이 동조함으로써 그 신학적 문제나 완성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을 뿐이다. 그러나 이것은 분명히 성도들의 신앙을 책임져야 할 교단들의 직무유기에 해당한다. 또한 지교회들의 신앙 양심을 짓밟은 교권주의의 횡포이기도 하다.
차제에 '21세기 찬송가'를 예배 찬송으로 사용할 것인가 하는 문제를 심도 있게 다루어야 한다. 각 교단마다 '21세기 찬송가'를 아무런 검증 없이 그대로 사용한다는 것은 더 이상 하나님을 경배하는 일에 관심을 갖지 않겠다는 무모하고 방자한 태도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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